뉴욕 약사 이야기

미국 약대 졸업생들의 고민

뉴욕약사 2020. 11. 8. 12:07

제목만 읽으면 너무 진지한 토픽일것 같은데, 2019년 미국약대 졸업생이며 약사로서 내가 겪은 경험담을 적어보고싶었다. 졸업을 앞둔 약대생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어주고 싶다...

 

지금 글을 쓰는 11월은 아무래도 졸업을 앞둔 약대생들이 제일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시기가 아닐까?

(Fellowship이나 Residency는 12월달에 있는 Midyear에서 결정되니...)

 

나도 졸업하기 마지막 1년 동안, "Do you know where you will be working?" 혹은 "What's your career plan?" 이런 질문들을 정말 많이 들었다.

 

6년동안이나 학교를 다녔으니 이쯤이면 왠지 내 갈길을 알아야할것같은 부담감.

 

그치만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마음에서 오는 불안함.

 

마지막 6학년때 실습을 통해 내가 어느 방향으로 나가고 싶은지 내 자신에 성향을 파악하고 싶었는데, 그게 맘대로 안됬었다.

 

원하던 Fellowship은 잘 안됬고, 엎친데 덮친격 Intern으로 일하던 병원은 약사 일자리가 없었다.

 

졸업후 약사 자격증을 딴 나는 백수였다.

 

처음으로 약사로서 찾은 일은 리테일이였다. 리테일도 chain하고 independent가 있는데, 난 chain에서 첫 약사보조/테크니션을 해본터라 independent를 해보고싶었다. 리테일은 나름대로 정말 바쁘지만 손님들과 대화를 섞고 desk job처럼 하루종일 앉아서 컴퓨터 스크린만 바라보는게 아니여서 좋았다. 물론 야근 없이 제 시간에 일을 마치면 일에 대해서 생각을 안해도 되는게 좋아 보였다. 정말 진상맞은 고객들은 어디가나 있다는게 함정이였다.

 

약국에서 풀타임으로 일하자는 오퍼를 받았지만, 리테일로 무작정 뛰어들기엔 뭔가 다른 기회들을 놓칠것만 같았다.

 

그래서 리테일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Infusion Center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인턴때 병원에서 배워둔 IV Compounding이 내 이름를 인터뷰로 넣어줬고, 인터뷰를 끝나기도 전에 난 그 회사에서 일해달라고 확답을 들었다. 이 약국은 chemotherapy약을 제조하는 곳이여서 처음에는 배울것도 너무 많았다. 위험한 약들이 많아서인지 난 들어간지 약한달만에 4번에 테스트를 봐야만 했다. 들어간지 몇달만에 COVID가 뉴욕에서 터져 난 거의 풀타임으로 일할수 밖에 없었다. 갈수록 태산인듯 두명의 약사가 COVID Positive가 나오면서 난 Supervising Pharmacist으로 일할수 밖에 없었다.

 

몇달동안 약사일을 해서 그런지 아님 코로나 때문에 약사가 필요해서 인지, 지원한 병원들에서 인터뷰요청이 오기 시작했다.

 

결국에 나는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State 병원이라서 페이는 딴데보다는 짜지만 안정적인 직장이다. 아무래도 큰 병원이라 많이 배우고 개인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것같아 보였다. 특히 우리 병원은 내가 하고 싶었던 Clinical Oncology약사가 있는 병원이라 더 배울수 있는것이 좋았다.

 

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미국 약대 졸업을 앞두고 혹은 졸업을 한 후에 진로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그런 그민의 과정이 당연하다는 것, 그리고 남들도 많이 겪는다는 점을 얘기해주고 싶다.

 

지금은 여유롭게 자리 잡아서 약사로서 돈을 잘 버는 선배들도,

불과 몇년 전에 고민하던 순간들이 다들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하자면, 이건 내가 약사 일을 시작하고 느낀점인데...

시도를 안하면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난 아직도 다른일들을 지원하고 있다.

 

난 아직 젊고... 세상에 있는 일자리는 많으니,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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